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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Roma, 2018) - 기억이라는 흑백 필름에 담긴 잊을 수 없는 한 해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사실 《로마》라는 영화 제목만 들었을 때는 이탈리아 로마가 배경인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멕시코의 로마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조금 생소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러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까지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연스레 궁금해졌습니다. 감독이 알폰소 쿠아론이라니, 《그래비티》로 유명했던 그 감독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 멕시코를 배경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든 작품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흑백영화의 낯섦과 아름다움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흑백으로 촬영된 화면이었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적응이 조금 안 됐습니다. 요즘 영화들은 대부분 화려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마치 오래된.. 2025. 5. 26.
바닷마을 다이어리 (Our Little Sister, 2015) -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조용히 묻는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15년작 《바닷마을 다이어리》(Our Little Sister)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일본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세 자매와 그들의 이복 여동생이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아가며 가족으로서 유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폭풍 같은 사건 없이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는 감성 영화로, 삶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조용히 되새기게 합니다.줄거리 요약가마쿠라의 고즈넉한 바닷마을에서 살아가는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재혼 가정에서 태어난 이복 여동생 스즈를 만나게 됩니다. 장례식 자리에서 처음 만난 스즈는 어른스러운 면모와 따뜻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사치의 제안으로 네 자매는 .. 2025. 5. 26.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 꿈, 현실 그리고 사랑 사이의 선율 『라라랜드』는 현대 뮤지컬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2016년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화려한 색감, 감각적인 음악, 독특한 연출로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꿈과 현실, 이상과 타협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주인공인 미아와 세바스찬은 각각 배우와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예술가로, 자신만의 길을 걸으면서도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영화는 환상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포장된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영화 개요감독: 데이미언 셔젤 (Damien Chazelle)출연: 엠마 스톤 (미아), 라이언 고슬.. 2025. 5. 25.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 리뷰 – 시간과 기억의 대화를 걷다 『비포 선셋』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트릴로지'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전작 『비포 선라이즈』에서 9년이 흐른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숙해진 두 인물이 삶과 사랑, 그리고 선택에 대해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80분 동안의 산책과 대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객은 그 대화 속에서 사랑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엿보게 됩니다.기본 정보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Richard Linklater)출연: 에단 호크 (Ethan Hawke), 줄리 델피 (Julie Delpy)장르: 드라마, 로맨스상영시간: 80분개봉 연도: 2004년줄거리 요약전작 『비포 선라이즈』에서 비엔나에서 하룻밤을 함께.. 2025. 5. 23.
인 더 무드 포 러브 (In the Mood for Love, 2000) 리뷰 –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정취 『인 더 무드 포 러브』는 왕가위 감독이 만들어낸 가장 정제되고 우아한 멜로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한 치의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그러나 감정은 응축되어 폭발할 듯한 긴장감을 품은 채 흐르는 이 영화는, 시적인 영상미와 함께 이루지 못한 사랑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포착해 냅니다. 흔히 멜로 영화는 사랑의 결실을 중심에 두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사랑의 가능성과 억제, 그리고 침묵 속에 피어나는 정서를 조명하며 관객의 감정을 은밀하게 자극합니다.기본 정보감독: 왕가위 (Wong Kar-Wai)출연: 양조위, 장만옥장르: 드라마, 멜로제작국가: 홍콩상영시간: 98분개봉 연도: 2000년줄거리 요약1960년대 홍콩, 좁은 아파트 복도에서 이웃으로 살게 된 두 남녀. 차우(양조위)는 신문사 편.. 2025. 5. 23.
문라이즈 킹덤 (Moonrise Kingdom, 2012) 리뷰 – 소년과 소녀의 엇갈림 없는 사랑 『문라이즈 킹덤 (Moonrise Kingdom)』은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대칭적인 미장센과 독특한 색감, 엉뚱하면서도 시적인 유머가 녹아든 작품으로, 그의 영화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1965년, 뉴잉글랜드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두 명의 외로운 아이가 세상을 떠나 자신만의 왕국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의 도피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 벗어난 진실한 사랑과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탈출이자 성장의 여정으로 그려집니다.기본 정보감독: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출연: 자레드 길먼, 카라 헤이워드,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프란시스 맥도맨드장르: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제작국가: 미국상영시간: 94분개봉 연도: .. 2025. 5. 22.
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 리뷰 – 떠도는 삶 속에서 마주한 인간의 존엄 『노매드랜드(Nomadland)』는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하고 프랜시스 맥도맨드가 주연한 2020년 작품으로, 미국 현대 사회의 경제적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노매드(nomad)들의 삶을 조용하고도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입니다. 실제 노매드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이 영화는, 화려함보다는 진실성과 절제된 미학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기본 정보감독: 클로이 자오 (Chlo Zhao)출연: 프랜시스 맥도맨드 (Frances McDormand), 데이비드 스트래던, 린다 메이, 스완키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08분수상 내역: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3관왕줄거리 요약영화는 미국 네바다주 엠파이어에서 시작됩니다. 한때 석고광산으로 번성했던 이.. 2025. 5. 20.
미나리 (Minari, 2020) 리뷰 – 뿌리내림의 의미를 되새기다 『미나리(Minari)』는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을 바탕으로 연출한 2020년작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정체성, 희망, 그리고 뿌리내림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윤여정 배우는 이 영화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기본 정보감독: 정이삭 (Lee Isaac Chung)출연: 스티븐 연 (제이콥), 한예리 (모니카), 윤여정 (순자), 앨런 김 (데이빗), 노엘 케이트 조 (앤)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15분개봉일: 2021년 3월 3일 (한국 기준)수상 내역: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윤여정.. 2025. 5. 20.